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6학년이 딸아이가 상기된 얼굴로 저를 찾았습니다. 숨도 고르지 않고 말을 쏟아냈지요.
“엄마! 이번 주 토요일에 하늘이 생일인데, 생파하고 파자마 파티도 한대. 가도 돼?”
“생일? 음, 코로나가 잠잠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자고 오는 건 마음에 걸리네. 몇 명이나 모여?”
“하늘이 엄마가 네 명만 부르라고 했대. 코로나 때문인가 봐.”
“그럼 아직 초대를 받은 게 아니라 올 수 있는지 불어본 거네. 가고 싶니?”
“응. 엄청 가고 싶어!”
“그럼 우선 알겠다고 얘기해. 초대받으면 엄마가 하늘이 엄마랑 얘기해볼게.”
그런데 막상 토요일이 될 때까지도 딸아이는 별말이 없었습니다.
“기쁨아, 하늘이 생일파티 오늘 아니었나?”
“어, 맞아. 네 명 부른다고 했는데, 나는 초대 못 받았어. 괜찮아.”
아이가 괜찮다고 했지만, 저는 마음이 쓰였습니다. 네 명만 초대한 친구 집 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 그 네 명 안에 딸아이가 포함되지 못한 것은 속이 상했지요. ‘걔는 왜 그러니? 그럴 거면 처음부터 말을 꺼내지 말았어야지’ 하는 말이 목 끝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러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저보다 더 속상했을 아이도 저렇게 씩씩하게 넘어가는데 엄마가 그러면 아이에게 오히려 상처가 될 것 같았지요. 그래서 제 속마음은 내색하지 않고 쿨하게 말했습니다.
“우리 딸 맘 상했겠네. 너 좋아하는 불닭볶음면 해줄까? 매운 거 먹고 속 풀자!”
아쉬운 대로 딸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서 달래주려고 했는데, 딸아이가 제법 어른스러운 얘기를 했습니다.
“엄마, 사실 나도 부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어. 근데 앞으로 더 친하게 잘 지내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어.”
“멋지네. 그게 정답이야. 어떻게 그런 훌륭한 생각을 했어? 부러운 마음, 서운한 마음 다루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좋게 생각을 하려고 해. 엄마가 나한테 격려를 많이 해주고 내 생각을 좋은 방향으로 바꿔주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되나 봐.”
“그럼 비결이 엄마인 거야?”
“그치.”
“영광이네. 고마워. 솔직히 엄마라면 그 상황에서 부럽고 슬펐을 거 같거든. 그런데 너는 그렇지 않고 그게 엄마 말 덕분이라고 해주니까 너무 기쁘다.”
“나는 엄마가 누구 부러워하고 슬퍼할 줄 몰랐어. 항상 나한테 좋은 말을 해주니까 엄마 마음도 그런 줄로만 알았지.”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아이가 실의에 빠져 있지 않고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맛있는 음식도, 서툰 공감이나 헐뜯는 말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엄마가 속에서 꾸준히 들려주었던 긍정적인 말이었지요. 저는 아이를 보면서 불안하고 걱정되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뿌렸던 긍정의 씨앗이 결국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속상한 마음을 일부러 감추지 않아도 될 만큼 아이에게는 엄마가 강인해 보였던 모양이에요. 엄마를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니, 속으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엄마에게 영향을 받아 부러움과 서운함을 이겨낼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해준 아이에게 정말 고마웠고요. 아이에게 참 많은 걸 배운 하루였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친구 관계가 자존감의 근원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친구보다 중요한 건 부모님과의 관계입니다. 부모님의 긍정적인 태도와 믿음은 아이 마음을 지탱해주는 울타리가 됩니다. 아이는 자신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있음을 알고 조금씩 씩씩해져요. 부모님이 아이에게 보여준 존중이야말로 아이 자존감의 근원입니다.
오뚝이샘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엄마 아빠는 아이가 자기의 입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씩씩하게 말해주길 바랍니 다. 하지만 아이의 입은 묵묵부답입니다. 결국 엄마 아빠는 아이에 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다그치게 되지요.
아이의 잘못을 확실하게 되짚어주고, 반복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얼렁뚱땅 넘어가 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근엄한 명령과 무서운 훈 계로 아이를 다그쳐야만 했는지는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따뜻한 시선과 말로도 아이가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도록 가르칠 수 있 으니까요. 이럴 땐 어떤 다정한 말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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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 거 알았으면 엄마 손 잡아줘.”
“미안한 마음이 있으면 와서 엄마 안아줘.”
“앞으로 그러지 않을 거면 아빠랑 손가락 걸고 약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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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아줘’, ‘안아 줘’, ‘손가락 걸어줘’ 등은 부모가 아이를 존중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아이는 엄마 아빠의 말을 통해 충분히 존중받는 상태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고, 다 짐할 수 있어요.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시, 명령, 강요의 말보 다 쉽고 따뜻하게 느껴지겠지요.
미안한 마음이 없어서, 잘못을 몰라서가 아니라 부모님의 냉담 하고 근엄한 지시에 주눅이 들어서 입을 못 떼는 아이가 많습니다. 무서워서 얼음이 되는 것이지요. 어른들도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는 말문이 막힐 때가 있잖아요.
잘못에 관대해지라는 게 아닙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해요. 다만 ‘아이의 마음 높이’에서는 그 과정이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해주세 요. 아이의 마음이 튼튼하게 자랄 때까지 덜 냉소적으로, 좀 더 다 정하게 말해주세요
위의 콘텐츠는 오늘 출간된 제 책 카시오페아출판사 의 내용이에요. 예판1위
오늘출간됐어요 사랑에감사합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할 것을 가르칩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배경에서 예의는 인성의 한 척도가 됩니다. 예의 바른 아이는 어디서나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부모로서 예의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어요.
“인사해야지.” (지시)
“어른을 보면 인사부터 해.” (강요)
“어른 앞에서 공손히 해.” (명령)
“네가 예의 없이 구는 건 엄마, 아빠 얼굴이 먹칠하는 거야.” (강박)
예의에 대해 엄격하게 가르치려는 의도가 지시와 명령으로 전달되곤 합니다. 아이의 예의 없는 행동도 바로잡지 않고 넘어가는 부모가 적지 않은 현실에 비추어 보면, 예의를 엄격하게 훈육하려는 부모의 의지는 바람직합니다.
문제는 예의를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요. 예의,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첫째, 모호한 지시 대신에 구체적인 규범을 설명합니다.
‘예의 바르다’, ‘공손하다’라는 형용사는 아이들에게 모호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구체적인 상황 속 행동 규범을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반가운 마음이 ‘안녕하세요’ 한마디에 들어가거든. 만나거나 헤어질 때는 꼭 인사하는 거야.” (인사의 필요성 설명)
“어른께 인사할 때는 허리를 숙이고 하는 거야. 인사에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나이가 어린 네가 먼저 하면 반갑게 받아주실 거야.” (인사의 방법 설명)
둘째, 쑥스러움은 지적하지 않습니다.
개미만한 소리로 쭈뼜거리는 아이에게 씩씩하게 큰 소리로 인사하라고 지적할 때가 있지요. 인사 태도도 가정 교육의 일부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사실 인사하는 태도는 성격의 영향이 큽니다. 내향적이고 수줍음 많은 성격의 아이라면 인사할 때 머뭇거려요. 쑥스러우니까요.
인사하는 목소리가 작다고 고치려 드는 것은 지나친 통제입니다. 태도까지 교정하려 들면 부모도 지치지만 아이도 주눅이 들테니까요. 또한 인사를 받는 입장에서도 불편할 수 있습니다.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더라도 그냥 넘어가 주는 것도 필요해요.
“씩씩하게 해야지.” (지적)
→ “쑥스럽지? 인사하는 게 어색할 수 있어.” (인정)
“큰 소리로, 두 손 모으고 공수 인사하는 거 안 배웠어?” (지적)
→ “큰 목소리로 하면 좋겠지만 작은 소리라도 괜찮아. 인사하면 된 거야.” (독려)
셋째, 부모가 솔선수범합니다.
아이는 부모가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합니다. 부모가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을 보고 아이는 배워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효과적입니다.
아이 인사에 지적을 하는 어른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인사를 안 해? 어른을 보면 인사부터 해야지.”
라고 하면 아이만이 아니라 부모도 무안해집니다. 아이를 다그치는 것도 바로 이때지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 수줍어서 숨을 수도 있지. 다음에 보면 반갑게 인사하자.”
라고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좀 더 자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인사, 했으면 그것으로 잘한 겁니다. 자꾸 하다 보면 인사의 어색함도 옅어질 거예요. 시키지 않아도 씩씩하게 인사하는 날이 옵니다. 밝게 인사하는 예쁜 아이는, 엄격한 지시와 명령이 아니라 자상한 안내와 다정한 가르침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오뚝이샘 윤지영작가

6세 아이, 여러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노는 중에, 장난감을 가지고 놀려는 친구들에게 “내꺼!”라며 빼앗아 갑니다. 티격태격하던 친구들은 결국 놀기로 계획한 시간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어요. 친구의 사귐을 도와주기 위해 큰 마음 먹고 친구들을 초대했건만 즐겁게 놀기는커녕 다투고 일찍 돌아가는 걸 보니 엄마는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비호감이 될까 봐 걱정이 커져요.
“우리 집에 놀러 온 손님이야. 사이좋게 놀아야지. 내꺼라고 빼앗으면 어떻게 해?” (비난)
“너 유치원에서도 이래?” (장소 연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 너라면 기분 좋겠어? 자꾸 미운 말 하는데, 너라면 놀고 싶겠냐고?” (죄책감)
“누가 널 좋아하고, 누가 너랑 친구를 해?” (수치심)
“친구한테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 아니야. 네 멋대로 하지 마!” (금지)
“너 자꾸 이러면 왕따 돼.” (위협)
“기껏 친구들 초대해줬더니 다투기나 하고, 다시는 친구 안 불러!” (경고)
그런데 부모의 비난과 위협, 경고의 말로 아이는 어떻게 해야할 지 배우지 못해요. 수치심과 죄책감, 부정적인 메시지를 줄 뿐이죠. 우선 아이의 문제행동과 그 이면의 감정과 생각을 분별하고, 감정을 인정하고 문제 되는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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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장난감인 건 맞아.” (생각 인정)
“또 싫을 수도 있지. 네가 아끼는 거니까.” (감정 인정)
“그런데 싫어도 친구한테 내 거라고 빼앗으면 안 돼.” (행동 통제)
“같이 놀고 싶어서 초대한 손님이니까. 빼앗으면 같이 놀 수가 없어.” (이유 설명)
“친구랑 함께 가지고 노는 게 쉽지 않아. 어려운 일이야. 그래도 해봐야지.” (긍정적 이해)
“네가 특별히 아끼는 장난감이 있다면, 그것만 친구 오기 전에 서랍에 넣어둬.” (대안 제시)
“만약 네 장난감이면 뭐든 친구가 만지고 쓰는 게 불편하면, 키즈까페 가야지. 우리 집에 친구 부르면 안 돼. 네가 기분 좋게 장난감을 빌려줄 마음이 생기면, 그때 초대를 하자.” (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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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친구집에 놀러 갈 때 미리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어요.
“친구 집에서 갖고 놀고 싶은 장난감 있으면, 먼저 친구에게 물어봐. 친구가 아끼는 걸 수도 있으니까. ‘이거 가지고 놀아도 돼?’라고 먼저 물어보고 놀아.”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는 소유의 개념에 비해, 빌려준다는 개념은 훨씬 복잡해요. 다정하게 가르쳐주고 놀이 기회를 갖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친구를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모도 아이에게 존중의 언어를 써야 해요. 먼저 부모의 언어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오뚝이샘 오뚝이샘과하루한문장말필사

“외식하기 싫어. 거기 맛없어. 집에서 먹을래.”
아들 녀석은 외식하자고 하면 늘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요리를 잘해서가 아니다.
외식 하러 가기로 한 식당은 처음 가보는 곳이고, 그래서 아이는 맛이 없는지 알지도 못한다.
아들은 새로운 건 우선 거부하고 본다.
새로운 음식은 먹음직스럽게 예쁘게 담아서, 알맞게 식혀줘도 "싫어" 라는 반응.
겨우 꼬시고 달래어 입에 맛보면
조금만 딱딱해도 조금만 물렁해도 곧장 뱉어내는 일이 다.
어디 음식 뿐일까. 옷은 부드러운 순면 외에는 못 입는다.
양말은 발목아래로 내려오는 것만 겨우 신는데, 그조차 신고 있기 힘들어 한다.
바지는 통넓은 고무줄 바지여야 하고 청바지나 붙는 옷은 상상도 못함.
낯선 것이 불편하고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불안이 높고 예민한 아이.
나는 예민한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고,
동시에 예민한 사람이다.
애쓰며 불안을 어찌어찌 버티고 살아온 나에게
나와 꼭 닮은 둘째는 버거웠고 그래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싫다는 말이 입에 붙었어. 먹어보기나 했어? 왜 무조건 싫다고 해?"
"엄마는 왜 맨날 엄마 마음대로만 해?"
"언제 내 마음대로만 해? 엄마 위해 밥 먹어? 먹기 싫으면 먹지 마."
아이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똑같이 부정적인 반응으로 돌려줬다.
나에게 아이의 예민함과 불안함을 품어줄 여유가 없었다.
싫다고 말했지만
본심은 불편하다는 것이고
불안하니 도와달라는 뜻임을 알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집에서 먹고 싶어?" (인정의 말)
"처음 가보는 곳이라 낯서니까 싫을 수 있지." (인정의 말)
"엄마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골고루 먹이고 싶어서 가자고 하는 거야." (긍정적인 말)
"가보고 정 싫으면 안 먹어도 괜찮아. 엄마가 집에 와서 너 먹고 싶은 거 해줄게." (긍정적인 말)
새로 가본 곳은 간장게장과 돌솥밥을 하는 한정식 집이었는데,
아이는 내내 맛있다고,
계속 엄지척을 하며 싱글벙글,
다음에 또 오자고 한다.
새로운 식당 가는 게 뭐라고, 그조차 설득과 설명으로 안심시켜주는 게 필요한 아이.
의 당연한 일에 설득하고 설명하며 안심시키는 대화의 과정은 어렵고 피곤하지만,
이렇게 맛있게 먹고, 또 오자는 둘째의 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
인정과 긍정의 말로 아이와 함께 내 마음도 자랐나보다.
오뚝이샘

대화량 확인 공식2
1. 지시/확인/금지/명령의 말을 빼고
2. 인정의 말/긍정적인 말/다정한 말을 더한다.
📌지시
일어나.
알림장 가져와.
📌확인
숙제 했어?
준비물 뭐야?
📌금지
핸드폰 그만 해.
게임 꺼.
📌명령
밥 먹어.
빨리 씻어.
얼른 자.
지시/확인/금지/명령은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지 않아요.
대화가 아닌 일방적 전달에 가깝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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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정의 말
숙제도 안하고 놀러 나가? (부정) → 놀고 싶구나. 놀고 싶을 때지. (욕구 인정)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거지, 이게 울일이야? (부정) → 져서 속상한 건 알겠어. (감정 인정)
그게 말이 돼? (부정) → 네 생각은 알겠어. (생각 인정)
(2) 긍정적인 말
30분만 하고 끄기로 했잖아. 왜 약속을 안지켜? 이러니까 게임 안시켜주겠다고 하는 거야. (부정)
→ 한창 게임 재미있게 하다가 끄는 게 쉽지 않아. 어려운 일이야. 자꾸 해보면 익숙해져. 자 네 힘으로 꺼보자. (긍정적 해석)
(3) 다정한 말
네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 봐. (부정) → 잘못한 거 알면 엄마 손 잡아줘. (다정)
가정 내 대화는 유대감과 교감을 만드는 정서적 교류입니다.
인정의 말, 긍정적인 말, 다정한 말처럼
말하는 부모도 듣는 아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게 하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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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려면
부모에게는 마음을 전하는 연습이,
아이에게는 마음을 이해받고 안전하게 표현하는 경험이 꼭 필요합니다.
말은 마음을 표현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지시, 확인, 금지, 명령 대신,
아이에게 인정의 말, 긍정적인 말, 다정한 말을 건네 보세요.
📌일어나. (지시) →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
📌숙제 다 했어? (확인) → 숙제하느라 애썼네.
📌유튜브 그만 봐. (금지) → 재미있니? 아예 못보게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정해놓고 보면 좋겠어.
📌얼른 자. (명령) → 더 놀고 싶은 건 알겠는데, 내일 학교 가려면 이제 자야 해.
오뚝이샘 카시오페아출판사

"게임 더 할래."
"안 돼! 30분하기로 했잖아. 왜 약속을 안지켜?"
"양치 하기 싫어. 귀찮아. 그냥 잘래."
"안 돼! 양치 안하면 이빨 다 썩어. 빨리 양치해!"
아이가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마땅히 지켜야 할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부모는 "안 돼!"라고 말합니다.
물론 안되는 것도 가르쳐야 알고, 싫어도 해야 함도 일깨워줘야 합니다.
그런데 안된다는 말은 사리에 맞고 논리적일 수는 있지만
아이의 마음에 맞고 공감적이지는 않아요.
옳은 말이지만 좋은 말은 아니죠.
의미가 부정적인데다 어감이 냉소적이예요.
그런데 안된다는 것 역시 아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좀더 따뜻하고 다정하게 마음을 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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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더 할래."
"엄마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네가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어.
그런데 너에게 해로운 걸 계속하게 둘 수는 없어.
그러니까 30분만 하기로 한 약속 지키자."
"양치 하기 싫어. 귀찮아. 그냥 잘래."
"엄마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네 뜻을 다 받아주고 싶어.
그런데 안하면 너에게 해로운 건 어쩔 수 없이 하라고 할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양치 하고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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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에게 못하게 하는 데는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없이 금지하고 못하게 하지 않아요.
뭘 못하게 할 때는 그 이유도 설명해주는 게 필요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랑하니까.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아이를 위하는 마음도
말로 전해야 알 수 있습니다.
오뚝이샘 카시오페아출판사

오뚝이샘과하루한문장말연습 오뚝이샘
(초5 개학 전날 밀린 숙제를 한꺼번에 하는 상황)
"그러게, 미리 미리 하지. 그때 그때 했으면 고생 안하잖아." (책망)
(초3, 숙제를 해 놓고 일기장을 집에 놓고간 상황)
"엄마가 뭐라고 했니? 일기장 가방에 넣으라고 했어, 안했어?" (책망)
"왜 엄마말을 안들어?" (죄책감)
(초4, 맵다고 말렸음에도 불닭을 먹고 배탈이 난 상황)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그 매운 걸 먹는데 탈이 안나겠어?" (책망)
(초3,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써야 하는 상황)
"눈 나빠진다고 핸드폰 좀 그만보라고 엄마가 얘기 했잖아." (책망)
"눈 나빠지니 좋아? 안경 쓰니 좋냐고!!" (죄책감)
💎💎💎💎
안 좋은 결과를 예상해서 올바른 방향을 알려줬음에도 부모 말을 듣지 않은 아이가 참 못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아이를 탓해봐야 달라지는 게 없다는 말이지요.
부모의 책망은 아이를 초라하게 만들 뿐이에요. 아이로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후회와 죄책감의 무게만 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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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후회스러울 것입니다.
과거는 안타깝지만 이미 지나간 일로 보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하는 것이 보다 현명합니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미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묻고 안내하는 것입니다.
왜 그랬어?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왜 엄마 말을 안들어?
(책망하는 말 대신)
→ 📌앞으로는 ~ 하자.
📌다음부터는 ~ 해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부터 어떻게 하면 될까?
(발전적인 말)
(초5 개학 전날 밀린 숙제를 한꺼번에 하는 상황)
"그러게, 미리 미리 하지. 그때 그때 했으면 고생 안하잖아." (책망)
→ 📌한꺼번에 쓰려니 힘들지? (공감) 앞으로는 미리 나눠하면 좋겠네. (발전적인 말)
(초3, 숙제를 해 놓고 일기장을 집에 놓고간 상황)
"엄마가 뭐라고 했니? 일기장 가방에 넣으라고 했어, 안했어?" (책망)
"왜 엄마말을 안들어?" (죄책감)
→ 📌일기장이 없어서 당황했겠네. (공감) 다음부터는 어떻게 하면 될까? (발전적인 말)
(초4, 맵다고 말렸음에도 불닭을 먹고 배탈이 난 상황)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그 매운 걸 먹는데 탈이 안나겠어?" (책망)
→ 📌맵고 자극적인 걸 네가 즐기는 건 알겠는데, 네가 소화를 못시키는 거야. (이해)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발전적인 말)
(초3,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써야 하는 상황)
"눈 나빠진다고 핸드폰 좀 그만보라고 엄마가 얘기 했잖아." (책망)
"눈 나빠지니 좋아? 안경 쓰니 좋냐고!!" (죄책감)
→ 📌안경 써야 한다니 속상하지? (공감) 앞으로는 핸드폰 하는 거 줄이면 좋겠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해보자. (발전적인 말)

[초4 아이]
아이 : “엄마, 저녁에 갈비 먹으러 가요.”
엄마 : “밥 앉혔어. 고등어 구워줄게. 오늘은 집에서 먹어.”
아이 : “아, 고등어 싫은데…. 왜 맨날 엄마 마음대로만 해요?”
엄마 :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니? 어떻게 고기만 먹고 살아?”
아이만 아니라 부모도 말에 상처를 받습니다.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인정해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지만, 아이의 짜증 섞인 말, 삐딱한 태도에 마음이 상하면 결국은 쏘아붙이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하게 되죠.
“왜 맨날 엄마 마음대로만 해요?”
“왜 다 아빠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해요?”
“내 마음은 없고, 엄마 마음만 있어.”
“엄마 아빠는 안된다고만 하고! 흥!”
아이들 취향에 맞춘다고 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게 간을 하고, 횟집도 못 가며 의 소소한 것까지 늘 자신의 기호를 양보하는 부모에게 ‘마음대로 한다’, ‘안된다고만 한다’는 아이의 말은 몹시 서운합니다. 거기에 ‘맨날’, ‘다’ 그렇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지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애쓰고 사는 건지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몰라줘서 그렇습니다. 아무리 부모라도 심정을 오해받으면 마음의 문이 닫혀요. 부모도 아이에게 상처를 받는 것이지요. 엄마도 사람인 이상 감정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한계가 있고 한계에 달하면 참다 참다 아이에게 뾰족한 말을 뱉고 맙니다.
“엄마 딴에는 네가 원하는 건 웬만하면 들어주려고 하고 있어. 그런데 엄마 마음대로만 한다고 하니까, 내 수고와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된 것 같아서 섭섭해.”
“엄마도 네게 공감을 해주려고 하거든. 너도 엄마 마음을 좀 알아주면 좋겠어.”
“서운한 거 알겠다고, 서운할 만하다고 그렇게 말해줘.”
부모가 지치지 않으려면 아이에게 부모 마음을 헤아리는 법을 가르치는 게 필요해요. ‘언젠가는 깨닫겠지.’, ‘크면 달라지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상한 마음을 덮어 둘 게 아니라 부모가 어떤 마음을 느끼는지 자녀에게 직접 설명해주는 것이죠. ‘그걸 말로 해야 알아? 말 안 해도 좀 알아주지.’라고 기대하지만 부모의 의중과 본심을 말하지 않으면 아이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공감의 말하기도 가르쳐야 서로 상처 주는 대화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어요.
“엄마가 마음대로 한 거 아닌데, 제가 그렇게 말하니까 서운하셨을 거 같아요.” (부모의 감정 인정)
“제가 잘못했어요.” (잘못 인정)
“죄송해요.” (사과)
그저 엄마의 상한 마음을 알아달라는 것이었는데, 아이는 마음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미안하다는 사과까지 보탭니다. 아이도 자신이 사랑하는 엄마, 아빠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말 때문에 부모가 슬퍼한다는 걸 알려주면, 아이도 조심하고 말에 신중해집니다.
인정, 긍정, 다정의 존중 대화는 일방통행이 아니에요. 엄마만 일방적으로 무한히 해낼 수만은 없습니다. 아이의 부정적이고 거친 태도를 부모가 참아내거나 똑같이 부정적인 말로 응징하는 것도 교육적이지 않아요. 가르쳐주면 배우고, 배우면 달라지는 게 아이들이에요. 엎드려 절받기라도 아이에게 공감과 감정을 인정하는 말하기를 가르쳐야 합니다.
오뚝이샘 오뚝이샘과하루한문장말필사

돌이켜보면 나는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충분히 이해받은 자라지 못했던 것 같다.
공부 잘하고, 태도 바르고, 말 잘듣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모습일 때라야
사랑받고 이해받고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가족과 함께 있었지만 나는 늘 외로웠다.
하지만 그 덕에 부모 속한번 썩인 적 없는 모범생 자랐고,
지금은 보편적인 성인으로 살고 있으니
그 또한 감사하고 불평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내 아이는 나보다 넓은 이해의 공간에서 키우고 싶었다.
마음껏 뜻을 펼쳐도 괜찮은 넓은 공간,
언제든 쉬어도 되는 편안한 공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공간을 주고 싶다.
좋아하는 것, 흥미를 느끼는 것, 관심을 갖는 것은 아이들마다 다르다.
우리 아이의 주 관심사가 동물이지만
어떤 아이는 게임일 수 있고,
어떤 아이는 연예인 덕질일 수 있고, 멋부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한 동물을 내가 가장 싫어한 것처럼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무언가에 부모가 무관심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일은
여러 가정에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물론 아이가 원하는 걸, 좋아하는 것이라면 뭐라도 다 들어주어야 하는 건 아니다.
게임 좋아하니까 밤새 게임을 하도록 두거나,
핸드폰만 종일 붙잡고 있도록 두는 건 방임이니까.
그러나
좋아하는 걸 다 수용하지 못하더라도, 못하게 막는다 할지라도,아아이의 관심사를 궁금해 해보는 시도,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해볼 수 있다.
"네가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해."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어? 좋아하게 된 계기는?"
"네가 좋아하는 게임은 어떤 종류야?"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은 뭐야?"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는 없어도
아이가 원하는 걸 이해받고 있다는 메세지를 주는 건 언제나 가능하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과는 함께라도 외롭다.
우리는 나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사람을 그리워한다.
아이의 세계를 궁금해하고,
그 세계에 함께 머물러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아이 마음이 외로워질 일은 없을 것이다.
외로움은 "사람"이 아닌 "사람이 주는 이해와 존중"으로 채울 수 있다.
오뚝이샘

하기 콘텐츠는
오뚝이샘 카시오페아출판사 프롤로그 입니다.
제 솔직한 경험담이기도 해요.
“엄마 나랑 놀자.”
“그래, 뭐 하고 놀까?”
“동물원 놀이. 엄마, 어떤 동물 할지 골라.”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은 동물 피규어 상자를 바닥에 한가득 펼 쳐놓고는 제게 고르라고 합니다.
“엄마는 호랑이 할게.”
아이는 호랑이 피규어를 제게 건네주고 다른 동물들의 위치를 정합니다.
뱀은 바구니에, 악어는 소파 위에, 코끼리는 책장 안에 두는 사이 저는 빨랫감을 걷었지요.
“엄마, 빨리 놀자.”
“어, 잠깐만. 이것만 개고.”
“이따 개도 되잖아. 이따가 해. 지금은 나랑 동물원 놀이하기로 했잖아.”
“그래.” 알았다고 답하면서도 제 손은 계속 빨래를 개고 있었습니다.
“아니, 동물원 놀이하는데 왜 빨래를 개?”
“동물원 놀이는 말로 하는 거잖아. 빨래는 손으로 개는 거고. 엄 마는 동시에 할 수 있어! 안녕하세요, 저는 호랑이예요. 여기 동물 원의 왕입니다!”
“아니야. 내가 이 동물원 왕은 코브라라고 했잖아. 호랑이 아니 거든!!!”
“아, 맞다. 미안, 엄마가 깜빡했네.”
아이와 동물원 놀이를 해준다던 저는 동물원의 왕이 코브라라는 사실도 잊은 채, 입으로만 동물원 놀이를 하면서 빨래를 계속 갰습 니다.
수건, 티셔츠, 속옷 등 잘 정리된 옷들이 차곡차곡 쌓여갔지요.
그렇게 한 장, 두 장 쌓아 올리기를 계속하자 빨래탑이 무너질 듯 아슬아슬해졌습니다.
저는 다시 아들에게 양해를 구했지요.
“잠깐만, 엄마 이것만 넣어두고 올게!”
사실 집안일은 나중에 해도 됐습니다. 아이가 학교 간 사이에 해도 괜찮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이와의 피규어 놀이가 몹시 지루 했어요. 아이가 제게 하는 동물 이야기들이 재미없었습니다.
호랑이든 코브라든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충 놀아주는 척하면서 빨래를 개었던 거지요.
수건과 옷을 각각 자리에 넣어두고 돌아왔더니 아이가 실망한 듯 장난감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입을 삐죽이면서 저를 흘겨보았지요.
얼른 빨래만 넣어두고 온다는 게 그만 아이와의 놀이 흐름 을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미안해라…….
💎💎💎💎💎💎💎
자녀교육서 저자로 글을 쓰고 강의를 하지만 저의 육아 현실은 보통의 엄마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상하게 대화를 주고받기 도 하지만 아이의 말에 영혼 없이 답할 때도 있어요. 아이를 좋게 타이를 때도 있지만, 긴 잔소리를 늘어놓는 날도 많습니다. 함께 웃는 날도 있지만, 화가 나 막말을 쏟아내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늘 따뜻하게 말해주고 싶지만, 마음처럼 안되는 날이 많아요.
특히 아이가 숙제에 집중하지 못할 때면 냉랭한 말투로 이렇게 다그칩 니다.
📌딴생각 좀 하지 마.” (정작 나는 아이와 놀아줄 때 딴생각했으면서…….)
📌기왕 숙제하는 거 성의껏 하면 좋겠어.” (나도 대충 놀아줬으면서…….)
📌앉아만 있으면 뭐 해? 단 5분이라도 제대로 집중을 해야지!” (나 역시 아이와의 놀이에 5분도 집중하지 못했으면서…….)
엄마가 아이와의 놀이가 지루해 다른 생각을 한 것처럼 아이도 공부가 지겨우니 딴청을 피운 거겠지요.
그런데 저는 아이의 산만한 공부 태도를 교정하려고만 했지, 엄마의 산만한 대화 태도는 미처 자각하지 못했어요. 아이를 향한 엄마의 말과 태도의 문제가 있 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지요.
아이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 모두 사랑하는 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애틋한 마음과 달리 말로 상처를 줄 때가 많아요. 적절한 말로 마음을 전하는 데 서툴기 때문입니다. 부모에게도 끊임없는 성찰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본래 나는 성격급한 엄마였고
그래서 기다림에 인색했다.
오래도록 아이 마음을 살피기보다
내 답답함 해결부터 하려고 했다.
아이를 이해하고 품어주기보다
내 기준에 맞게 고치려고 했다.
"빨리 해." (명령)
"왜 이렇게 느려 터졌어." (채근)
"1분 내로 못하면, 엄마 너저 갈거야." (경고)
"기다리는 거 안보여? 피해주면 좋아?" (죄책감)
"엄마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엄마도 힘들어." (푸념)
"너 학교에서도 이래?" (임의적 추론)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말로
아이를 다그치고 혼냈을 때
아이는 조금도 고쳐지지 않았다.
변하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를 바꾸려고 했던 시도와 노력은
매번 헛수고였다.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문제라면?
돌고 돌아 나는
내가 하고 있는 말의 문제를 인정하게 됐다.
변화의 대상을 아이에서 나로 옮겨오고 나서 부터
아이는 더디지만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다.
"천천히 먹어. 학교에서는 빨리 먹어야 하잖아. 집에서는 느긋해도 괜찮아." (이해)
"10분 안에만 끝내도록 하자." (한계 설정)
"시간 내에 해냈네. 멋지다." (격려)
느릴 뿐이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느린 아이에게 필요한 건
채근이 아닌 이해였고
화내지 않고 가르쳐주는 사람이었다.
초2 아들은 여전히 행동이 느리다.
급식 먹는 것도, 알림장 쓰는 것도,
줄서는 것도 다 늦고
운동회 달리기에서도 아들은 꼴지를 했다.
그런데도 나는 기쁘기만 하다.
전보다 글씨를 바르게 쓰고, 멍때리는 시간이 줄었고
달릴 때 꼿꼿히 뛰는 것과 시간 내에 밥을 먹으려고 애쓰는 모든 것이
다 감사한 일이다.
나에게는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매일이 감격스럽다.
초2 연령에 당연히 해내야 하는 과제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해낸 것이
뭐 그리 기뻐할 일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가 제자리였던 시간,
부정적인 말로 상처를 주며 자책했던 날들이
나와 아이에게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서로에게 감동할 수 있다.
아들은
성취에 집착하던 완벽주의자 엄마를
작은 성장에 기뻐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이룬 게 없어도, 내세울 게 없어도,
엄마가 행복한 사람 되게 한 것.
아들 덕분에 행복한 엄마가 됐다.
아이가 오랜 시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나는 조금씩 성장한다는 게
얼마나 귀하고 값진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에게는 아이의 성장이 기적같다.
매일 고맙다.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
오뚝이샘 카시오페아출판사


오뚝이샘
카시오페아출판사

(엄마들이라면 100% 공감하는 상황ㅠㅠ)
동생에게 양보하지 않는 첫째에게
"네가 오빠(형, 누나)니까 양보 좀 해!"
다그치면서 상처주는 말을 하다가
뒤돌아서 후회했던 적 많으시죠?
"동생한테 그거 하나 양보 못 해?"라는
말 한 마디를 내뱉기 전에
"네 마음 알겠어. 속상한 거 알겠어."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말을 건네보세요.
아이를 바꿀 수 있는 건
엄마의 냉소적인 말이 아닌
따뜻한 말 한 마디입니다.
윤지영 오뚝이샘 존중어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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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4. PM07:00